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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많이 나는 이유

코코누스 2021. 8. 24. 15:10

 

여름은 땀과의 전쟁이다. 땀이 나는 순간 화장이 지워지고, 공들여 드라이한 머리카락도 제멋대로 원상복구된다. 지금은 어디나 에어컨이 있지만 땀흘리지 않고 여름을 보내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모든 생명체는 땀을 흘리는 걸까?

 

 

땀은 포유류만 흘린다

 

 

아니다. 놀랍게도 땀은 포유류만 흘린다. 고로 물고기나 거미, 달팽이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포유류 중에서도 사람만이 몸 전체로 땀을 흘리며 체온을 조절을 한다고 한다. 사람은 땀샘이 발달해서 발한량이 많고 체온조절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고 보니 개는 더울 때 혓바닥을 내밀 뿐, 땀 한방울 흘리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사람이 유독 체온조절 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초기 인류가 수렵채집 활동을 하는 동안 사냥감을 쫓기 위해서 땀샘이 단련되어 왔기 때문이라는 거다. 사자보다 힘 없고 치타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니 살아가기 위해서는 체온조절이라도 빨리빨리 해야 했다는 것.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면 재빠르게 달리던 치타가 먹이를 놓치면 바로 뛰기를 멈추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그 이유가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계속해서 달리다간 체온이 급격히 올라 생존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사냥을 하다가 체온이 올라 죽을 수는 없으니.

역시 세상의 모든 생물은 이처럼 각자의 생존 방식을 가지고 있다.

 

물론 더워서만 땀을 흘리는 건 아니다. 냉면 같이 매운 음식을 먹을 때도 땀을 흘릴 수 있다. 이것은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때문이다. 캡사이신은 고추씨에 많이 들어 있는 휘발성화합물이다. 맛을 내기도 하지만 약용과 향료로도 사용된다. 고추가 이렇게 매운 캡사이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른 동물이나 식물로부터 자신을 보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장미에 가시가 있고, 꿀벌이 침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하튼 캡사이신과 같은 매운 맛이 혀에 닿으면 혀에서는 이것을 매운 맛이 아니라 더운 것으로 잘못 받아들이고, 신경에게 신호를 보내고 피부에서는 땀을 분비한다. 특이한 것은 이 경우에 신호 전달은 보통의 땀분비 과정과는 달리 반사 반응처럼, 뇌를 거치지 않고 땀샘으로 직접 전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엽기 떡볶이를 먹으면 덥다고 생각할 사이도 없이 땀이 뚝 떨어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 긴장했을 때도 땀이 난다. 설사 직전에 땀을 흘리는 경우도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회사 PT를 앞두면 손에 땀이 흐르기도 한다. 이런 것은 외부 자극 없이 순전히 정신적인 문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것 역시 진화 과정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냥감에게 쫓길 때 긴장하는 사람이 긴장하지 않은 사람보다 살아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그러고 보면 사람의 생태는 모두 진화적 요인을 빼고 설명하기 어려운 듯.

 

여기서 잠깐,

땀샘에 대해 살펴보면, 땀샘은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2종류가 있다.

에크린샘은 온몸에 분포하며 손바닥과 발바닥, 이마에 많다고 한다. 땀샘 1개에서 나오는 양은 1시간에 1000분의 1cc 정도로 작지만 수가 워낙 많아서 땀의 양은 많다.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음부 젖꼭지 주변에 있고 지질이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는 냄새가 나지 않지만 1시간 정도 지나면 글리코겐이라는 물질이 세균에 분해되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변하면서 냄새가 심해진다.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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